충열공 한남 마정립 묘비명(忠烈公 漢南 馬挺立之 墓碑銘)
충열공 한남 마정립 묘비명(忠烈公 漢南 馬挺立之 墓碑銘) 贈崇政大夫議政府左贊成行折衝將軍三水鎭僉使封長湍君諡忠烈馬公諱挺立 之墓碑銘 幷序
有明朝鮮國贈崇政大夫議政府左贊成兼判義禁府事知 經筵事春秋館事五衛都摠府都摠管行通政大夫丹陽郡守折衝將軍三水鎭僉使封長湍君諡忠烈馬公諱挺立 之墓碑銘 贈貞敬夫人密陽朴氏祔左 幷序
公諱挺立字達之號漢南之姓馬氏長興人也 仁廟朝丙子之變虜亂戰以僉使爲邦之殉義烈士爲世聞人矣其始祖諱莊從箕聖東來有功左輔竪箕子朝鮮記載箕子傳其系出諱黎十濟元勳而爲溫祚王南行于左輔開國功臣受封馬斯良縣其子孫仍居焉其爲仲始祖高麗諱爀仁判開城尹也公其十四代祖諱希援門下侍中平章事諡文毅也公其十三代祖諱仲奇登文科魁政堂文學諡文剛也公其十一代祖諱智伯戶部尙書寶文閣學士也公其七代祖諱天牧有我 太宗朝佐命功臣贈領議政行兵判集賢殿大提學兼三軍府事封長興府院君諡忠靖也公其六代祖諱勝以 端廟朝名臣行吏曹參判開城留守封長興君諡文簡淸白吏也公其高祖諱呈奎蔭行訓鍊主簿也其曾祖諱世範蔭行通德郞也其祖諱時延嘉靖庚寅進士自谷城移居京也公考諱光昭蔭行折衝將軍龍驤衛副護軍淑夫人善山金氏父奎女仍居漢城府南焉公生于 萬曆庚寅正月十四日也公生而自幼天姿聰明潁悟氣質純美有奇能文謀武略以秀孝行文章世此兒將成大器及長健雄偉骨相異慨以誠孝尤篤皆稱誦智勇出衆文武兼全倜儻不羈尤能謝弓尉然有干城之望公自以早孤龍驤衛副護軍喪哭泣悲哀則慈下自勤劬之學爲本學之正而行篤厚事母至孝敬矣增進勉勵於文藝講學之朝夕不倦也公早以蔭補任官廉勤敏信義著之官僚而寬厚積德之民擧朝無比之竟庚午年及遭母喪廬于墓側哀一以禮侍三年後服除公年四十三壬申以通訓行丹陽郡守除授而廉一禮以嚴束吏邑察徵役財不虛耗則饑餓甚救恤民免於流離以勤勉止俗宿弊然鄕人爲安好平人皆稱其德又莫不敬而愛之郡守任二年後甲戌年頻侵胡出沒於邊境乃 上憂之曰以前咸鏡監司閔公辭所守禦難保之邊境願必得如賢臣矣乃綾城府院君具公大司憲文正金公爲諸賢等薦曰咸鏡之國家重地爲防備堅固今軍務爲急當人才馬某廉勤敏勇尤文武兼擧朝無比且能無出右者而當可使之已 上從之 遂爲擢之公也故當年九月特除折衝將軍咸鏡道三水鎭管乫坡鎭僉使赴任公先兵使徐公祐申與詳審鎭營之內而歷閱邊境則修城池以速收築城於築地將境內爲堅固保守之城又兵器磨鈍操鍊之軍卒守禦各置軍兵於陣爲急先之務矣公麾下使兵以爲寬平廉惠得軍士心且姿貌端嚴而專以忠義激勵愛兵卒也終再明年後丙子不幸當淸兵之變公爲國守保以將殉義于虜亂烈士爲世聞人矣公所謂世誠節義篤忠貞者匪耶 嗚呼當胡亂之變其戰爭爲先鋒將踰淸兵我邊境則虜兵以合戰而公奮手射賊死尤援抱鼓之督戰益急軍意氣百倍而士爭直前無一人旋踵退也然而他帥閫邊闑按兵觀望不動鎭保其賊鋒銳甚强且衆竟其至胡兵勢似建甁皆侵陣而兵無援助難戰勢爲毁陣然鎭堡守禦牧守將竄身鳥獸亦走匿巖穴間矣疾傷將卒皆請避公叱曰寧死生進退毋愧忠義報惠以死而馬伏波將之革裹屍所此直吾死地也惟公生平忠義之心鬱結于中故急傳家作遺書以辭曰 胡兵入境忠義徹天 社稷危矣家門難保臨紙痛哭日月無光 大明有天小臣無技死於當死永肩心節嗟呼小子源孝修學如斯而見危授命也且先代遺業之從當爲無於墜矣吾已不及家事盖其舍生取義之志已定矣乃簡送於侍者公小無慨然之悔彎手射賊死不可勝多數終失盡弓折而秉短刀匹馬單騎力戰奮身赴陣搏戰於磨天嶺下冒入勁風毒黃霧爲追於龍將彼衆我寡勢窮力逼竟遇害寔日殉節卽十二月十六日而公時年四十七也嗚呼公此豈特如公者之不幸已哉公誠勳名將賢臣而忠竭節槪殉節禦邦將之誼若是盡矣噫將軍信善戰且壯哉其文武兼國失棟梁矣公忠孝節義爲使民寬厚器量而侵胡越境變亂之國殉義也何是以考義乎嗚呼痛哉惟公不變始終如一至死而當邦艱危之逢乃忘身盡忠以其貞忠卓節相比於壬辰之亂時東萊府使宋忠烈公象賢與釜山僉使鄭忠壯公撥也可謂忠義之公孤寂殉節於戰哀慟未宿爲復光彛倫而其翌年丁丑四月初三日招魂葬于長湍多多洞子坐之原嗚呼況其時死事之臣皆蒙褒異之典唯效節而殉節至今百歲之後尙獨未蒙節惠之典矣竟曾孫晩雲馬公志遠惜之乃請尙無蒙恩典何國可以勸忠乎而諸賢臣上疏於朝 上允之 遂壬戌年賜蒙褒之典贈崇政大夫議政府左贊成諡忠烈封長湍君也其貞敬夫人密陽朴氏進士奉華女其子曰興祖蔭行通德郞其孫曰景援其曾孫伯曰志遠蔭通德郞行司諫院臺諫獻陵禮賓寺參奉號晩雲其次孫仲曰鳴遠其次孫叔曰尙遠其次孫季曰能遠也故求忠於孝者公其如斯耶 公擧忠勳節義德業爲彛勇鼎而目耳傳將百代不泯 來舊同官僚于曾孫晩雲翁酒數盃往來曰其消失火魔於家公行狀無煨燼之餘者無碑文以後孫不肖之罪也請余墓碑銘乃公恭敬敢遂不辭而取國乘野史及東征事實自敍諸書撰次書之如右也 銘曰 公姿聰明 氣質純美 忠孝之本 將成大器 骨背相異 文武兼備 豪傑偉象 干城之望 父母恭敬 誠至母孝 淸廉勤勉 無比之人 飢餓救恤 流離止民 俗宿弊端 鄕頌之德 諸賢薦擧 三水僉使 謀略敏勇 棟梁之材 固築城垓 兵器練磨 軍士調鍊 兵卒之愛 當丙子亂 胡兵侵境 忠義徹天 悲憤慷慨 公先鋒將 奮鬪胡兵 賊死弓矢 國運之懸 胡兵建甁 衆寡不敵 國爲不死 不忠之將 遺書痛哭 先憂後樂 遺業毋墜 馬革裹屍 奮猛搏戰 磨天嶺下 風毒黃霧 竟公殉節 嗚呼哀哉 誠名將賢 忠竭義節 偉帥壯哉 招魂葬禮 臨津長湍 鑱堅是告 流芳百代
崇禎紀元後三乙丑孟冬 大匡輔國崇祿大夫議政府左議政兼領 經筵事監春秋館事礪山 宋寅明 撰
유명조선국증숭정대부의정부좌찬성겸판의금부사지 경연사춘추관사오위도총부도총관행통정대부단양군수절충장군삼수진첨사봉장단군시충렬마공정립지 묘비명 증정경부인밀양박씨부좌 병서
공의 이름은 정립이고 자가 달지이며 호가 한남으로 본관이 장흥인이다. 공은 나라를 위하여 인조 병자호란에 병마첨절제사에 이르러 전쟁에서 장렬히 순의한 열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의 조상 이름은 장(莊)이 성인(聖人) 기자(箕子)의 좌보로 동쪽으로 와서 기자조선을 세우는데 공이 있었다고 기자 전에 실려 기록되었다. 그 계출(系出) 이름이 려(黎)는 십제원훈으로 백제 온조왕의 좌보로 백제의 개국공신이며 마사랑현을 봉함을 받았다. 그 이름이 혁인(爀仁)은 고려 판개성윤을 하였으며 그가 중시조이다. 이름이 희원(希援)은 문하시중평장사 시(諡)호가 문의로 공의 14대조이다. 그 아들 이름이 중기(仲奇)는 문과 장원급제하고 정당문학을 시호가 문강으로 공의 13대조이다. 이름이 지백(智伯)은 호부상서 보문각학사로 공의 11대조이다. 공의 7대조 이름이 천목(天牧)은 우리 태종임금 때 좌명공신으로 영의정에 추증되었고 병조판서와 집현전대제학 겸 삼군부사를 하였으며, 장흥부원군으로 봉함을 받아 시호가 충정이다. 공의 6대조 이름이 승(勝)은 단종임금 때 유명한 신하로 이조참판과 개성유수를 하였고 장흥군으로 봉함을 받아 시호가 문간으로 청백리였다. 공의 고조부 이름이 정규(呈奎)는 음직으로 훈련원주부를 지냈다. 공의 증조부 이름이 세범(世範)은 음직으로 통덕랑을 하였다. 공의 조부 이름이 시연(時延)은 가정경인(1530)년 사마시에 급제하여 진사로 곡성으로부터 서울로 이사하여 살았다. 공의 아버지 이름이 광소(光昭)는 음보로 절충장군 용양위부호군을 하였고 어머니 숙부인은 선산김씨 이름이 규(奎)의 따님이다. 한성부의 남쪽에서 세거하고 살았고 공은 만력경인(1590)년 1월 14일에 탄생하였다. 공은 태어나 어려서부터 타고난 용모가 총명하고 영특하게 뛰어나며 기질이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남보다 기이함이 있어 학문의 지모가 능하며, 무예와 지략이 뛰어나 효행과 문장이 빼어남으로써 세상에 알려져 이 아이는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성장하여 건장하고 씩씩하여 뼈대가 남과 달라 강개하였다. 진실로 효성이 독실함으로써 모두 다 일컬어 훌륭한 인재로 지혜와 용기가 출중하고 문과 무를 겸하여 온전히 갖춤을 칭송하며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지 않고 더욱이 활쏘기에 능하였다. 그러한 벼슬로 나라를 지킬 큰 인물이라는 물망이 있었다. 공은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어 용양위부호군 상에 눈물을 흘리며 곡하고 슬퍼하였으나 어머니 아래에서 스스로 학문에 힘을 다하여 바른 학문의 근본을 삼았고, 어머니를 섬기는 행실이 돈독하고 중후하여 효도와 공경함이 지극하였다. 더욱이 학문과 기예에 증진하여 힘써 닦고 강학을 아침저녁으로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공은 일찍이 조상의 음덕으로 벼슬에 등용되어 청렴하고 근면하며 민첩하여 신의가 관료들 사이에서 드러나고 너그럽게 백성들에 쌓은 덕이 두터워 조정에서 공을 견줄만한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 경오(1630)년에 어머니 상을 당하여 여막을 묘 옆에 짓고 슬퍼하며 한결같이 극진한 예로써 시묘를 하였다. 공의 43세에 임신(1632)년에 통훈대부로써 단양군수로 제수 받아 청렴으로 한결같은 예로 엄중히 아전들을 단속함으로써 징포와 부역을 살펴 재물이 헛되이 소모되지 않게 하고 굶주림이 심한 사람들을 구휼하여 구제하며 백성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면하게 하고 부지런히 힘씀으로써 풍속의 묵은 폐단을 없앴다. 그리하여 고을사람들이 안정되고 평안함을 좋아하여 사람들 모두 그 덕을 칭송하고 또 공경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군수로 부임 2년 후 갑술(1634)년에 자주 오랑캐가 변경에 침범하자 이에 임금이 근심하며 말하기를 “이전에 함경도 감사 민성휘(閔聖徽) 공이 말한바 변경을 지켜서 막고 보호하기가 어려워 반드시 훌륭한 어진신하를 보내주기를 원했다.” 이에 능성부원군 구굉(具宏) 공과 대사헌 문정 김상헌(金尙憲) 공의 여러 현신들이 공을 천거하며 말하기를 “함경도는 국가의 중요한 요충지로 견고하게 방비를 해야 하는데 지금 군사의 업무가 시급합니다. 마땅한 인재로 마모(馬某) 공은 공정하고 청렴하며, 근면하고 민첩하며 용맹하여 더욱이 문무를 겸하여 조정에서 이 사람보다 견줄 사람이 없고 또 능히 뛰어난 사람이 없어 합당한 사람은 이 사람만이 가할 뿐입니다.” 하자 임금이 따랐다. 마침내 공을 발탁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갑술(1634)년 9월 특별히 절충장군 함경도 삼수진관 갈파진 첨절체사로 제수 받아 부임하게 되었다. 공은 먼저 병마절도사 서우신(徐祐申) 공과 함께 진영 안을 자세히 살피고 변경을 두루 살펴보았다. 무너진 성지를 빨리 수리하고 성을 쌓는 곳에 성을 쌓아서 장차 국경 안을 견고하게 성을 보호하고 지키고자 하였다. 또 병기를 연마하고 병사들에게 훈련을 하여 방어하는 각 진영에 군사를 배치하는 것을 급선무로 삼았다. 공은 휘하 병사들로 하여금 항상 관대하고 공평하며, 청렴하고 은혜롭게 함으로써 군사들의 환심을 얻었고 또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며 온전히 충의로써 병졸들을 격려하고 아끼며 사랑했다. 마침내 2년 후 병자(1636)년 불행하게도 청나라의 변란인 병자호란을 당하여 공은 나라를 지키고 보전하기 위하여 장군으로써 의를 위하여 호란에 순절한 열사로 세상 사람들에 널리 알려졌다. “공은 이른바 세상에 진실로 절개와 의가 있고 충성이 도탑고 곧은 자가 아니겠는가?” 아아! 오랑캐의 변란을 당하여 그 전쟁에 선봉장군이 되어 청나라병사가 국경을 넘어오자 오랑캐와 맞서 싸웠다. 공은 울분을 터뜨리며 활을 쏘니 적들이 쓰러지자 더욱 북치는 병사를 다그쳐 싸움을 독려하니, 군사들의 의기가 백배가 되어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돌아 물러나는 병사가 한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다른 변방을 지키는 장수들은 군사를 멈춰 세워두고 움직이지 않고 형세만 바라보고 진영을 지켰다. 적은 날카롭고 민첩하여 심히 강하고 수효가 많아 마침내 오랑캐의 병사가 물병에서 물을 쏟아 붓는 것 같이 무수히 쏟아져 모든 진영으로 몰려 침입하니 병사의 구원병의 도움도 없어 전세가 어려워지자 진영은 허물어 졌다. 그러자 진영과 보루를 지키고 방어하는 목사와 수령과 장수는 몸을 짐승처럼 조수(鳥獸)와 같이 숨고 또 바위틈 속으로 숨고 달아나버렸다. 부상을 입은 장군과 군사들이 모두 피할 것을 청하였으나 공이 꾸짖어 말하기를 “차라리 내가 나라를 위하여 죽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죽고 살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충의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며, 은혜를 죽음으로 갚아 마복파(馬伏波) 장군이 말가죽 포대에 시체를 싸는 것이 바로 이곳이 내가 죽을 곳이다.” 하였다. 오직 공은 평생 동안 충성과 의리의 심정 속에 단단히 맺혀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집에 유서를 써서 편지로 전하는 말로써 이르기를 “오랑캐 청나라병사가 국경을 쳐들어오니 충성과 의가 하늘에 사무치는데, 나라가 위태롭도다. 가문을 보호하기 어려워 편지를 쓰려하니 통곡한다.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대 명나라 천자가 있는데, 작은 신하는 재주와 기교가 없어 마땅히 죽음을 당하여 영원히 굳은 지조와 절개의 마음을 짊어지고 당당히 죽음에 임할 것이다. 아아! 어린 아들 원효는 학문을 닦기를 이같이 하고 나라에 위험이 닥치면 목숨을 바쳐야 한다. 또 선대의 유업을 따르고 실추됨이 없어야 한다. 나는 이미 집안일에 이르지 못할 뿐이다. 대체로 그 목숨을 바치고 의리의 뜻을 취하는 것이 이미 정해져있을 뿐이다.” 하고는 이에 편지를 시종에게 보냈다. 공은 조금도 슬퍼하거나 탄식함과 후회함이 없이 활을 잡고 당겨 쏘니 죽은 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마침내 화살이 떨어지고 활이 부러져서 짧은 칼을 잡고 한필 말의 힘으로 전장에 달려가 자신의 몸을 떨쳐 전쟁터의 진영에 다다라 마천령아래에서 치열한 육박전으로 전쟁하는데,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무릅쓰고 진입하여 지독한 누런 먼지연기 속에서 적장을 추격하게 되었으나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기세가 곤궁하고 힘을 다 소진하므로 마침내 해를 당하였다. 순절한 이날이 12월 16일이었고 공의 당시 연수가 47세였다. 아아! 이 어찌 특별하게도 공에게 불행이 이와 같단 말인가! 공은 진실로 훈신이고 명장이며 현신이로다. 충성과 절개를 다하고 순절하였으니 나라를 지키는 신하로서의 도리가 이와 같이 극진하였다. 아아! 장군은 참으로 잘 싸웠고 또한 장하였도다. 그는 문무를 겸비한 나라에 큰 기둥이 되는 훌륭한 동량지재(棟梁之材)를 잃었도다. 공은 충효와 절의로 백성을 관대하고 너그럽게 다스리고 도량이 넓었는데 오랑캐가 국경을 넘어 침범하여 나라의 변란에 순의하였다. 어찌 이보다 의가 있는 사람을 찾을 수가 있겠는가! 아아, 슬프도다! 오직 공은 변함없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끝이 한결같았고, 나라가 어렵고 위태로운 때를 만남을 당하여 자신의 몸을 잊고 충심을 다함으로 그 곧은 충성과 뛰어난 절개는 임진 난 때 동래부사 충열공 송상현(宋象賢)공과 부산첨사 충장공 정발(鄭撥)공에 서로비할 만하다. 가히 충성스럽고 의로운 자라고 말할 만하다. 공의 전장에서 쓸쓸한 죽음을 애통해하여 잠을 이룰 수 없었으나 다시 떳떳한 도리가 빛이 나도록 하여 그 다음해 정축(1637)년 4월 3일에 혼을 불러 장례를 치르는 옷과 관으로 초혼장례를 장단 다다동(長湍 多多洞) 자좌 언덕에 장사지냈다. 아아! 하물며 그때 전사한 신하들은 모두 포상의 은전을 받았는데 오직 공은 절개를 보이고 순절하였으나 지금 백여 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포상의 은전을 받지 못하였다. 마침내 증손 만운공 마지원이 애석하게 여겼다. 이에 아직도 임금의 은전을 입지 못함을 요청하면서 어찌 나라에 충을 권장할 수 있으리오! 하고서 임금에게 여러 어진신하들이 상소를 올리자 주상이 윤허하였다. 임술(1742)년에 더디어 포상의 은혜를 하사하여 증직으로 숭정대부좌찬성을 내리고 시호를 충렬로 장단군으로 봉하였다. 정경부인은 밀양박씨 진사 봉화의 따님이고 그 아들 흥조는 음직으로 통덕랑을 하였고 그 손자는 경원이고 그 큰 증손자 지원은 음직으로 통덕랑을 지내고 사간원 대간과 헌릉, 예빈시참봉을 지냈으며 호가 만운이다. 다음 중증손자가 명원이고 그 다음 숙증손자가 상원이고 다음 계증손자가 능원이다. 아아! “효자 집에서 충신을 구한다고 했는데,” 공이 바로 그런 사람이던가? 공의 충성된 공훈의 절의와 덕업으로 드러내고 떳떳한 용기가 귀감이 되므로 후세에 눈과 귀로 전하여 장차 백대를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옛 친구요 동료였던 후손 만운(晩雲) 노인이 찾아와 술을 몇 순배 돌자 말하기를 “집에 불이 나 소실되어 타다 남은 행장이 부족하여 비문을 갖추지 못한 것은 불초한 죄다.” 라며 나에게 묘비명을 지어달라고 요청하여 이에 공을 공경하므로 사양치 못하고 국사와 야사에 동정사실을 가려서 참고하여 우측과 같이 비명을 기록하였다. 명은 다음과 같다.
공의 모습은 총명하고 기질이 순수하며 충효의 근본이 있어 장차 큰 인물이라 하였고, 뼈대가 달라 문무를 겸비하여 영웅호걸의 위상이라 나라를 지킬 큰 인물로 바랐으니, 진실로 어머니를 극진히 효도했고 청렴하고 근면하여 후덕한 덕으로 백성들을 사랑하여 이를 견줄 사람이 없었고, 굶주린 백성을 구제하고 유리걸식을 멈추며 나쁜 풍속을 없애므로 모든 고을 사람들이 그의 덕을 칭송했네. 훌륭한 여러 현자들이 공을 삼수진첨사로 천거하니 공의 지략이 뛰어나고 민첩하고 용맹하여 나라의 기둥이 될 인물이라, 견고하게 성을 쌓고 수리하며 병기를 갈고 닦아 군사들을 훈련시키며 병사들을 아끼며 사랑했는데, 병자호란을 당하여 오랑캐가 나라를 침범하니 충의는 하늘에 사무쳐 비분강개하였고, 공은 선봉장에 나아가 울분에 넘쳐 오랑캐와 싸워 화살을 쏘니 적들이 쓰러져 죽으니 나라의 운명이 공의 손에 달렸네. 오랑캐병사들이 물병에서 쏟아지는 것 같이 나오니 적은 많고 아군은 적어 힘을 다해 이길 수 없으니 나라를 위해 죽지 않으면 나라에 충성하지 않는 장군이라 하고, 집에 유서를 쓰려하니 통곡이 앞서고 아들에게 선우후락하고 선대의 유업을 추락하지 말며 마혁과시 하려고 하니, 공은 울분으로 용맹을 떨쳐 육박전을 하여 마천령 아래에서 지독한 누런 흙먼지 속에서 마침내 순절하니, 아아! 슬프도다. 진실로 명장이고 명신으로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절의를 지켜 위대한 장군으로 장하도다. 초혼장례를 임진강 장단 다다동 언덕에 장례를 지냄으로 내가 단단히 돌에 새겨 이에 고하노니 아름다운 충절의 이름이 영원히 백대에 남으리라.
숭정기원후삼 을축(1745)년 초겨울 대광보국숭록대부 의정부좌의정겸영 경연사감춘추관사 여산 송인명 글을 지었다. 2023년 7월 2일 일요일 硄德 永鉉 謹譯 (광덕 영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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