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원(馬志遠)의 정미봉사(丁未封事)
정미봉사(丁未封事) (정미년에 임금님에게 상소를 올리다)
丁未十二月聞全州掛書之變卽爲上疏
伏以 國家不行水旱荐臻飢饉連仍八路同然邑里蕭條民不自保上天之震怒極矣下民之生理渴矣人心搖動四境嗷嗷人皆荷擔而立以今之勢觀之則危亡之禍瞭然於目前矣是何景象耶嗟呼今日國勢可謂岌岌而溝壑之民無栗可賑悖倫之俗無教可施拱手熟視無計更張當此之時夷狄乘釁起於南北窮民弄兵徧於四境則雖有智者勇者末如之何矣言念及此不覺痛哭近古以來法令不嚴紀綱懈弛上自 廟當下至小官貪酷日甚瘠公肥已私囑蘭蔓獄訟多怨冤呼徹天致有今日之艱狀天時人事之乘戾無足怪矣夫一女抱冤尙致三年之旱一夫含悲尙降五月之霜况今邦域之內小民之抱冤含悲者不知其幾則安得不傷天地之和以召水旱之灾乎 殿下臨御以來宵衣旰食勵精求治 綸音每下瞻廳聳動太平之望非朝伊夕誠可謂至治之幾而于今四載政不修擧民不悅服惠澤未下灾異疊出貫日之變妖星之見無月不有是何燮也是何報也春秋之時日食星變非必天子當之諸侯有釁之國必當其敗可不懼哉可不愼哉自今年十月以後無根驗說播傳衆口日漸月漬人民撓擾實如朝夕待亂者然矣伏聞今月十二日全州場市偃然掛榜而稱以邊山至異自有眞人云臣未目擊其書雖不準信然此言浪藉衆口相傳人皆指兩山必有眞人之出而能爲處賊者云是何說也是何日也此必出於怨國人手端而抱藏禍心鼓亂人心者也雖非大端憂慮處而連區之餘人心無恒思亂已久而聞此眩亂之說志士痛泣愚夫樂聞安知非山東之鼠竊終不爲國家憂哉三百年禮養之邦今當 聖明之日有此無前之變臣不勝疾聲痛哭主辱臣死義所當然而臣以藿食愚夫智不能設捕力不能搜擊只有慨然於中而側聞累日嘗無設機捕捉者云尤不勝痛憐之懷冒萬死仰達伏願 殿下勿以猥濫爲罪特下哀痛之詔明示報國之大義嚴飭捕廳多般密捕爵以二品求二千金則古人曰國家重賞之下必有勇夫又曰十室之邑必有忠信東國雖小地方數千里豈無忘身殉國之士乎自古亂臣賊子何代無之而辱君負國未有甚於此賊者也爲 殿下臣民者孰不欲食其肉枕其皮哉萬端設捕期於心捉使大逆不道之輩不容一時假息於天日之下以明討復之大義抉示三尺之邦憲如是肅淸之後伏願 殿下舊發大有爲之志以堯舜愛民之心爲 殿下規矩以聖王撫恤之政爲 殿下己用以 殿下之聰明才智欲爲堯舜則足可爲堯舜欲爲文武則足亦可爲文武而莫有能禦者矣 殿下孰憚而不爲此乎當今 聖明當宁境內無閭左戍卒之變及今圖治則尙可有爲而稍緩數年則悔無及矣政是 殿下之政民是 殿下之民未知 殿下孰憚孰禦而莫之治耶孟子曰國家閑暇及是時修其政刑雖大國必畏之矣此言眞今日之藥石伏願 殿下修身正心誠意窮理潜心聖學無怠居敬勅勵朝廷痛靈舊習恢張公道扶振頹網上下一心講求訐謀損上益下務安邦國復 祖宗無疆之業而自修一新之功期於至治之域輪臺日詔漢祚復興景公一言齊國大治今以 殿下之明聖豈不如齊景漢武之悔悟小治者乎百爾時弊難悉周條略陳條列於後伏願 殿下勿以人廢言幸甚 一 君心出治之源也而心有所未正則百務酬應之際難免顚倒之歎而賢邪雜進眩亂朝廷伏願 殿下潛心聖學窮理致知正 殿下之身以正朝廷推及四方以應萬機人主之學問醇正則聽言有道察事以義夫如是則君子進而小人退上下交孚治道休明矣 一 自有朋黨以來戕殺賢良未有甚於今日者也國勢岌岌正如朝夕難保者然危亡之象不一其條者一則黨禍二則黨禍是何景象是何義理耶夫朋黨有二一則君子二則小人明矣君子小人比如水火之不同器氷炭之不相類君子進則小人退小人進則君子喪自古以然豈非志士之長痛若使君心純正一意向治不惑他歧則雖有小人百輩有何損益於國家哉伏願 殿下講學致知使是非邪正無所逃於 聖明洞照之下則剛正之士爭效其忠讒佞之輩遠屛其跡朝著淸肅士氣日振治效三代指日可待矣 一 君依國國依民民者邦國之本也書曰本固邦寧至哉言乎近年以來水旱荐疊飢饉連仍生民流離莫保閭井父不慈子子不孝父倫序已斁死亡相續誠非爲國之小慮而監司守令視之尋常置之度外不卽撫恤若或設賑則稱以賑在剝割其民瘠公肥己使吾十室餘一之民莫亦保其井名雖惟恤實反害民伏願 殿下別擇忠勤剛明之人以爲監司使之別樣嚴勅後民生可保矣 一 祖宗朝城池之設立於各道者其在陰雨之備意非偶然而太平百年邊陲無警忸於安逸無意於攻戰之具軍兵之生疎城池之破毁無如今日而朝家元無伸飭之道道臣亦無關念之意視之尋常置之度外故各道城池幾盡頹毁莫可收拾之境而一向抛棄無人收築猶爲國有人乎當今之日不幸有南北之釁則麾下無造鍊紀律之兵境內無堅固保障之城出以野戰無戰勝之望入以守城無堅保之道言念及此不覺痛哭伏願 殿下急使備局軍兵器械各別嚴飭各道城池似速完築以備不時之憂幸甚矣 一 租宗朝設官分職之意各有所司而廙其本意則只爲民生也今則不然內自三公六卿侍從臺諫外至臨司節帥守令鎭將無一當修其職者不顧公議議專事請囑剝割小民瘠公肥己與民作讎善事發身而無人言者故民生日困怨聲載路如是而能保其民能治其國者自古以來未之有也伏願 殿下嚴飭朝廷內自三公六卿侍從臺諫各盡其職痛靈舊染之習以及外方復 租宗淸明之治幸甚矣 一 奢侈者國家危亡之樞機土生難保之根源近古以來人心巧詐士習不古奢侈之風日漸熾盛士生之當食不以充腹爲事必以珎饍盈盤爲能寒暑衣服不以蔽體爲意必以輕暖華美爲能故一卓之費可爲飢者數月之糧一襲之費可爲寒者十人之衣豈非寒心之大者乎國事之艱危民生之困若莫如今日而士生衣食之華麗亦莫如今日則未知此等物産果出於士生之家而然耶出於小民之手而爲之然耶此必剝民膏澤瘠公肥己而然也思之於邑今日小民之艱狀言之慘矣十人耕田不能繼一人坐食之糧十女織布不能衣一人遊衣之衣其勢萬無保存之理而况一人耕之十人食之一女織之十人衣之者乎古人曰奢侈之害甚於天災伏願 殿下內自宮中府中先務節儉以救此患則國家幸甚臣民幸甚矣 一 近古以來國網懈弛法令不嚴盜賊遍滿橫行閭里殺掠甚衆而白晝奪金小無顧憚有志者相憂曰賊徒肆意如是熾盛長若此不已非但爲道路行旅之憂矣此下所論掛書之此與原疏中意略同故今剛之今聞今月十二日全州場市不道之書偃然掛置而辱 聖躬罔有紀極云聞不勝警痛肝膽欲裂臣未目擊其書雖不知辭意之如何而以臣淺見晝思夜度則決非綠林嘯徒之所敢爲也必是惡國人手段而抱藏禍心作此悖倫不道之書眩亂人民者也此輩設心恐無所不至也主辱臣死義耶當然而臣以藿食匹夫智無所施勇未搜擊只自仰天痛哭而已伏聞 殿下有掛書之人而不爲 下敎跟捕之道云尤不勝痛迫慨然之懷也自古亂臣賊子何代無之而辱君負國未有甚於此賊者也今之爲 殿下臣民者雖不敢以口舌言孰不欲食其肉枕其皮以啚其昭靈耶今以 殿下之至德仁孝逢此前史所無之變而大小臣僚無一人啚報昭靈者竊爲大臣恥之古人曰國家重償之下必有勇夫伏願 殿下償以千金爵以二品求之以急則此賊之頭不十日可致於都下矣如臣之慵陋猶有憤慨不忍之氣血况忠義慷慨之士忘身殉國者乎 殿下必以小醜之輩不足掛念而亦不足憂也以此置之度外此誠大聖人優容之量而臣未知山東之鼠竊終不爲國家之憂也無如趁時捕搜無失天討之機千萬幸甚矣 批旨實蹟火患失傳依本草記錄
1727년 정미(丁未)년 임금에게 직접 올리는 글 정미(1727)년 12월 전주괘서의 변고를 듣고 곧 상소를 올렸다.
삼가 아뢰옵기는 나라에 홍수와 가뭄이 거듭되는데 다스리지 않아 기근이 거듭되어 연달아 이어지니 팔도가 그렇게 똑같이 마을과 고을이 쓸쓸하고 적막하여 백성들은 스스로 보호하지 못하고 하늘의 진노가 극에 달했습니다. 아래 백성들의 살아가는 삶의 방법이 목이 말라있사옵니다. 인심이 흔들리고 동요하여 온 나라가 원망하며 울부짖고 떠드는 속에서 사람들이 모두 짊을 지고 서서 지금의 기세로써 그것을 바라보면 망하는 재앙의 위태로움이 눈앞에서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어찌 자연적인 현상이라 하겠사옵니까? 아아! 오늘날 나라의 형세는 골짜기의 백성들은 구휼할 곡식이 없고 패륜의 풍습을 가르침이 없어 가히 팔짱을 끼고 빈손으로 베푸니, 자세히 보면 계획도 없이 다시 백성을 구제한다고 하나 이 때를 당하여 오랑캐 이적이 남북에서 틈타 일어나고 굶주린 백성들이 함부로 전쟁을 일으켜 온 땅에 두루 미치면 비록 지혜로운 자와 용맹한 자가 있다하더라도 아주엉망이 되어서 어찌할 도리가 없사옵니다. 말과 생각이 여기에 이러니 깨달지 못하고 통곡하여 옛 부터 지금까지 법령이 엄하지 않아 기강이 해이해져있고 임금의 묘당에서부터 말단관리에 이르기까지 가혹하게 남의 재물을 탐하는 것이 날마다 심하여 공적인 것은 줄여서 파리하게 여위고 사사로운 자신에게 살찌워 송사에 얽히고 의뢰하여 슬프고 원통함이 많습니다. 아! 하늘에 사무쳐 오늘날 어려운 형상이 있는 것은 하늘의 때에 사람의 일을 틈타 어그러뜨려도 괴이한 일이 아니옵니다. 대체로 “한 여자가 원한을 품으면 삼년을 가뭄에 이르게 하고, 한 남자 비통한 마음을 머금으면 5월에 서리를 내리게 한다.”고 하였사옵니다. 하물며 지금 나라 안의 가난한 백성들은 억울하고 원통함을 품고 슬프고 비통함을 머금은 자는 그 수가 얼마인지 알 수 없고, 어찌 하늘과 땅의 조화로 홍수와 가뭄을 불러오는 재앙으로써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으리오! 전하께서 보위에 오르신 이래로 부지런하시고 바쁘시게 새벽에 일찍 일어나 옷을 입고 저녁 늦게 식사하는 정신을 가다듬어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하시어 임금의 유지가 매번 내려질 때마다 관청을 우러러보고 용기 있게 용솟음쳐 태평성대를 바라보고 아침과 저녁이 아니라 진실로 거의 나라를 잘 다스렸다고 이를만하고 지금으로 4년 동안 정사에 모든 백성들을 거두지 못해 기쁜 마음으로 은혜와 혜택을 입지 못하여 아직도 아래는 재난과 변란이 거듭 일어나고 해를 꿰는 이변과 불길한 혜성을 보는 것이 달마다 있지 않음이 없으니, 이것이 무슨 변화이옵니까? 이것이 무슨 보답이옵니까? 춘추시절에 “일식과 성변은 반드시 천자와 제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틈이 나라에 있으면 반드시 패망을 당하였다.” 하였으니 가히 두렵지 않사옵니까? 어찌 삼가 하지 않겠사옵니까? 금년부터 10월 이후에 근거 없는 험악한 소문이 여러 사람의 입으로 널리 퍼뜨리고 날마다 진보하고 달로 젖어들며 백성들을 어지럽히고 시끄럽게 하여 실지로 아침저녁으로 난을 기다린 것 같이 그러하옵니다. 삼가 듣자온데 이번 12월 12일에 전주시장에서 거드름을 피우고 건방지게 벽에 글을 적어 붙이면서 일컬어 변산에서 괴이함에 이르러서 스스로 참된 도리를 깨달은 진인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사옵니다. 신은 아직 그 글을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나 비록 참으로 믿을 수 없는 불확실한 그런 이 말을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운 무리들의 입으로 서로 다른 사람에게 전하여져 모두 양쪽 산을 가리키며 반드시 참된 도리를 깨달은 진인이 나오고 있다는데, 능히 도적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하는 것이옵니다. 이것은 무슨 말이고, 저것은 무슨 날이겠습니까? 이것은 반드시 나라를 원망하는 사람들의 수단에서 나왔고 남을 해칠 마음을 품고 북을 두드려 인심을 어지럽히는 것이옵니다. 비록 대단하고 우려한 곳이 아니지만 잇달아 흉년이 든 끝에 사람들의 마음이 항상 하는 마음이 없어 난을 일으키고자 하는 생각이 이미 오래되어 이렇듯 정신 차리기 어려워 어지럽고 현란한 말을 듣고 뜻있는 선비는 통곡하고 울고, 어리석은 사내들은 듣기를 즐겨하니 어찌 산동 조선의 좀도둑이 훔치지 않음을 알겠사옵니까? 끝내 나라의 근심이 되지 않는다고 하겠사옵니까? 300년 예를 기른 나라에서 지금 임금의 높고 넓은 성덕을 밝히시는 날을 당하여 이러한 이전의 변란이 없었는데, 신은 감당할 수 없어 다급한 소리로 통곡함이 있어 임금이 곤욕을 당하면 신하는 임금을 위하여 의롭게 죽는 것이 마땅한바 그러한 신은 콩잎으로 먹고사는 어리석음으로써 대체로 지혜로는 능히 사로잡을 수 없고 힘으로 찾아 공격할 수도 없어 다만 그런 가운데에서 개탄함이 있어 옆에서 여러 날을 풍문을 듣고 일찍이 계획을 세워 붙잡지 못한 것을 말하니, 더욱이 괴롭고 가엾음을 품으려니 감당할 수 없어 만 번의 죽음을 무릅쓰고 우러러 알리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외람되이 죄를 특별하게 하지 마시고 아래로 애통한 조서를 내려 분명하게 나타내 보여서 나라의 큰 도리를 갚도록 엄하게 타일러 경계하여 관청에서 여러 가지로 엄밀하게 붙잡은 벼슬아치는 2품의 품계로써 2,000금으로 구하면 옛사람이 말하기를 “국가에서 후한 상을 내리면 반드시 용맹한 사내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고 또 말하기를 “열 집쯤 되는 마을에도 반드시 충성되고 믿음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였사옵니다. 동쪽나라 우리조선은 비록 지방이 수 천리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로 어찌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선비가 없겠사옵니까? 예로부터 나라를 어지럽히고 부모에 불효한 난신적자는 어느 시대인들 그런 것들이 없겠사옵니까마는 임금을 욕되게 하고 나라를 등진 이 역적들보다 심한 적이 없었사옵니다. 전하! 신이 백성이 된 것은 누군들 그 고기를 씹어 먹고 그 가죽을 벗겨 깔고 자려 하지 않겠사옵니까마는 여러 가지로 설치하여 마음보다 기어코 붙잡는데 힘써서 대 역적의 무도한 무리들로 하여금 한순간이라도 용서할 수 없어 잠시 하늘의 해 아래에 살면서 토벌의 큰 도리를 밝힘으로써 들추어 나라의 석자의 대쪽법률을 보여주는 것이 이와 같이 엄하게 다스려 깨끗하게 숙청한 뒤에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크게 분발하시고자 하는 뜻이 있어서 요, 순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는 성덕의 마음으로써 전하께서 반듯하게 바로잡는 규칙과 법도가 되고 성스러운 어진 왕으로써 어려운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위로하고 도와주는 정치로 전하께서 몸소 사용하여 전하의 총명한 재주와 지혜로써 요, 순임금이 되고자한다면 넉넉히 요임금과 순임금이 될 수 있으며, 문왕과 무왕이 되고자 한다면 충분하고 또한 문왕과 무왕이 될 수 있사온데, 능히 막아낼 자가 있지 않사옵니다. 전하께서 무엇을 꺼리시어 그렇게 되지 않겠사옵니까? 바로이때 성명하신 임금께서 위에 계시어 나라의 경계 안에서 마을의 좌측 천민들과 변방을 지키는 군졸들의 변고도 없이 지금까지 나라를 잘 다스리는 바른 정치를 도모하여 이르렀는데, 아직도 할 수 있으나 조금 몇 년 늦게 되면 후회해도 이르지 못하옵니다. 정사는 전하의 정사이고 백성은 전하의 백성인데, 알지 못하고 전하께서 무엇을 꺼려하고 누가 막아서 다스리지 못하십니까? 맹자가 말하기를 “국가가 한가한 이때에 이르러 정사와 형벌을 바로잡으면 비록 큰 나라라 하더라도 반드시 두려워 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사옵니다. 이 말은 참으로 오늘날 침과 약이 되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수신, 정심, 성의는 8조목의 궁리치지로 사물의 이치를 깊이 탐구하시고 이치를 깨달아 알게 하시며,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성인이 가르친 학문을 닦아 게으르거나 태만함이 없이 항상 살아가면서 공경하고 칙서에 힘써 조정에서 선대임금들의 통렬한 아픔으로 아주 오래된 낡은 습관을 공평한 바른 도리를 도와 넓혀서 무너진 기강을 바로잡아 떨쳐서 위아래를 한 마음으로 들추어냄을 꾀하여 위를 덜어서 아래에 보태주므로 힘써 나라를 다시 안정되게 추구하여 조종의 한이 없는 왕업이 되고 온전히 새로워지는 공적을 닦는 기한으로부터 다스리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윤대(輪臺)의 춤추는 날 “한나라 무제를 불러 왕조를 다시 일어나게 하고, 경공의 한마디 말에 제나라는 크게 잘 다스려졌다.” 하옵니다. 지금 전하의 어진 덕을 높이고 총명한 지혜를 밝힘으로써 어찌 제경공과 한무제의 뉘우침을 깨달은 것 같이 작은 다스림이라 하겠사옵니까? 온갖 시대의 폐단이 모두 다 어려워 고루한 조목을 간략히 말씀드려 조목조목을 뒤에 나열하였사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사람들의 말을 폐함으로써가 아니라 조정이 매우 다행이겠사옵니다.
1. 하나 임금의 마음에서 다스림의 근원이 나오는 것이옵니다. 마음이 바르지 않는 바가 있으면 백가지의 업무에 응수할 때 엎어지고 넘어지는 탄식을 면하기가 어렵사옵고 현자와 간신이 뒤섞여 나아가 조정을 어지럽히고 어수선하게 하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궁리치지로 성인의 학문을 닦아 사물의 이치를 깊이 탐구하시고 이치를 깨달아 올바른 도리를 알아서 깨닫는 경지에 이르러 전하의 옥체를 바르게 함은 조정에서 사방으로 미치게 함으로써 만 가지 중요한 정무에 응수함으로써 임금의 학문이 올바르고 순수하면 바른 법도가 있는 말을 듣고 의로써 일을 살피시어 대저 이와 같이 하면 군자는 나아가고 소인은 물러나 상하가 서로 믿음으로 사귀어 정사를 잘 다스리는 도리가 맑고 밝으며 아름답고 선하게 되옵니다.
1. 하나 붕당이 있은 이래로 어질고 착한 훌륭한 어진신하를 무찔러죽이므로 오늘날보다 심한 적이 없었사옵니다. 나라의 형세가 위급하여 바로잡기가 아침 일을 저녁을 보전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 그러한 위험함이 망하는 형상으로 하나의 그 조항인 것이 아니라 첫째도 당의 재화이고 둘째도 당의 재화이므로 이것이 무슨 현상이고 저것이 무슨 의리이겠사옵니까? 대체로 붕당에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군자이고 둘은 소인으로 명확하옵니다. 군자와 소인을 비교하자면 물과 불이 같은 그릇에 담을 수 없고, 얼음과 숯이 서로 같이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종류로 군자가 나아가면 소인은 물러나고 소인이 나아가면 군자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옛날부터 그랬으니 어찌 뜻있는 선비들의 오랜 고통이 아니겠사옵니까? 만약 임금의 마음으로 하여금 올바르고 순수하여 한결같은 뜻으로 다스림을 지속적으로 나아가 다른 길로 가는 미혹됨이 없다면 비록 소인들이 100명의 무리가 있다하더라도 어찌 국가에 손해와 이익이 있겠사옵니까? 삼가 원하옵건대 전하께서 학문을 닦고 깊이 연구하여 도리를 깨달아 경지에 이르러 옳고 그르며, 사악한 잘못과 올바른 것으로 하여금 성명하신 임금의 높고 넓은 성덕을 밝히시어 아랫사람의 형편과 사정을 깊이 헤아려 아래에서 도망갈 곳이 없게 하시면 굳세고 올바른 선비는 그 충성을 앞 다투어 본받게 되고 남을 참소하며 아첨하는 무리들은 그 자취를 멀리 물리쳐서 조정이 맑고 엄숙해져 사기가 날로 떨칠게 되어 잘 다스리는 효과가 삼대에 이르러 실현될 날이 머지않아 이루어 질것이옵나이다.
1. 하나 임금은 나라를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을 의지하며,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옵니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나라의 근본이 튼튼해야 편안하다.” 지극한 말이 아니겠사옵니까? 근년이래로 홍수와 가뭄이 거듭 닥쳐 기근이 잇달아 일어나는데 백성들은 정처 없이 떠돌아다녀 마을에서 삶을 보전하지 못하니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지 않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아 인륜의 질서가 이미 깨져 상속할 사람이 죽고 없어 진실로 나라의 작은 근심이 아닌데도 감사와 고을수령은 찾아보지만 항상 내버려두고 문제 삼지 않아 곧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베풀지 않아 만약 혹시 구휼하는 진휼청을 설치한다면 일컬어 진휼청으로써 그 백성들의 가죽을 벗기고 살을 베어내듯 모질게 다뤄 공적인 것은 줄여서 메말라 여위고 사사로이 자신에게는 살찌우고 있으니 우리로 하여금 방 10개 중에 나머지 하나뿐인 백성들은 또한 그 마을 이름과 우물을 보전함이 없어 비록 불쌍한 백성들을 구휼하고자 꾀하나 실지로는 반대로 백성들을 해치는 것이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특별히 충성스럽고 부지런하며, 강직하고 굳세며, 밝고 명석한 사람을 선택하시어 그것으로 하여금 감사가 됨으로써 특별히 다른 모양으로 엄하게 칙령을 내린 뒤에야 백성들의 삶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1. 하나 조종조의 성과 해자를 각 도에 만들어 세우는 것은 그 위험을 미리 대비함에 있어서 뜻이 우연한 것이 아니고 태평한 세상을 백 년 동안 변경지역이 편안하고 한가롭게 안일함에 경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외부의 적을 공격하고 싸울 준비를 갖춤에 뜻이 없고, 군사들은 훈련하지 않아 생소하여 서툴고, 성과 해자는 파괴되고 허물어져 오늘날 같지 않으니, 조정의 임금이 엄하게 타일러서 경계하는 법도가 없고 각도의 관찰사는 또한 관심을 보이고 주의를 기울이는 생각의 뜻이 없어, 보고 찾으나 항상 내버려두고 문제 삼지도 않기 때문에 각도의 성과 해자는 그의 모두 다 무너져 파괴되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언제나 하나같이 포기하여 다시 고쳐 보수할 사람이 없는데 아직도 나라에 사람이 있다고 하겠사옵니까? 오늘날을 당하여 불행이도 남인과 북인의 피 흘리는 분쟁이 있고, 장군의 부하들은 훈련을 시작하여 병사들의 기강과 규율이 없고, 영토의 경계 내에서 견고하고 튼튼하여 성을 막아 보전함이 없으며, 밖에 나가서는 산과 들에서의 전쟁으로써 전쟁의 승리를 바라보는 희망이 없고, 들어와서 성을 지킴으로써 견고하게 보호하는 방법이 없어 말과 생각이 이에 이르니 깨달을 수 없어 통곡하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국경수비를 담당하는 비국으로 하여금 군사들과 무기와 병기를 마련하는 것이 급하니, 각별히 엄하게 타일러 경계하며 명령을 내리시고 각도의 성과 해자는 신속하게 성을 쌓아 완성하는 것같이 뜻하지 않는 근심을 대비함으로써 매우 다행한 일이옵니다.
1. 하나 조종조의 벼슬설치에 직위를 나누는 의미는 각기 소속관청이 있는바 공경하는 그 근본의 뜻은 다만 백성들이 살아가기 위함에 있사옵니다. 지금 그런 내용으로 삼공육경인 3정승과 6판서와 시종대간의 홍문관, 사헌부, 예문관, 승정원 등 관청으로부터 이 외의 감사, 절도사, 고을 수령, 각 진영의 장군에 이르기까지 그 직위를 한 때 제수함이 없었던 것은 공적인 논의는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청탁하는 논의만 일삼아 가난한 백성들의 가죽을 벗기고 살을 베어내듯 모질게 다뤄 공적인 것은 줄여서 메말라 여위고 사적인 자신에게는 살찌우고 있으니, 백성들과 더불어 원수가 되고 윗사람을 잘 섬겨야 몸이 출세를 하니, 사람들의 말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백성들의 생활이 날로 곤궁해져 원망하는 소리가 길에 가득함이 이와 같고 능히 그 백성들을 보호하고 능히 그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아직 있지 않았사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조정안을 엄하게 타일러 경계하여 명령을 내리시어 3정승과 6판서와 시종대간의 홍문관, 사헌부, 예문관 등 관청으로부터 각 그 직분을 다하여 선대임금들의 통렬한 아픔으로 예날 물들었던 습관이 외방에 이르렀음으로 다시 조종의 맑고 밝게 다스려 매우 다행한 일이옵니다.
1. 하나 사치라는 것은 국가가 위험하고 망하는 매우 중요한 중추가 되는 기관으로 땅에서 살아가는 근본 바탕을 보전하기 어려워 옛날부터 근래이래로 사람들의 마음이 남을 교묘하게 속이는 선비들의 풍습이 옛날 사치의 풍습이 아니라 날로 점점 더 성해져 선비가 살아가는데 당연히 먹는 것이지 배를 채움으로써가 아니라 일은 반드시 진수성찬의 쟁반에 가득함으로써 하고, 능히 춥고 더움에 의복이 되는 것이지 몸을 가림으로써가 아니며, 뜻은 반드시 가볍고 따뜻하고 화려하며 아름다움으로써 하고 능히 하기 때문에 그러므로 한 끼 식탁의 비용으로 가히 굶주린 자의 수개월의 식량이 능히 되고, 옷 한 벌의 비용으로 헐벗은 자의 10사람의 옷이 될 수 있으므로 어찌 한심함이 큰 것이 아니라 하겠사옵니까? 나라일은 어렵고 위태로움과 민생의 곤란함이 만약 오늘날 같음이 없고, 선비가 살아가는데 입고 먹는 화려함과 빛남이 또한 오늘날 같음이 없으며, 이러한 생산되는 물건 등이 과연 선비들의 집에서 나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그러하옵니까? 가난한 백성들의 손에서 나와서 그렇게 된 것이옵니까? 이것은 반드시 백성들을 수탈하고 약탈하여 기름진 혜택의 공적인 것은 줄여서 파리하게 마르고 사사로이 자신에게만 살찌우고 있으니 그러하옵니다. 고을에서 오늘날 그것을 생각하니, 가난한 백성들이 한탄하여 장계의 말이 참혹하옵나이다. 열사람이 농사를 지어 앉아서 먹고사는 한 사람의 먹을 식량을 계속 대줄 수가 없고, 열사람의 아녀자가 베를 짜서 능히 놀며 그 만 가지 형세로 입는 한 사람의 옷을 입힐 수가 없으니 보존할 다스림이 없어 하물며 한사람이 경작해서 열사람을 먹여 살리고, 한 아녀자가 베를 짜서 열사람의 옷을 입힐 수가 있겠사옵니까? 옛사람이 말하기를 “사치의 해악은 하늘의 재앙보다 심하다.”고 하였사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안으로는 궁중과 부중으로부터 먼저 절약하고 검소함에 힘써서 이러한 재앙을 구함으로써 국가는 매우 다행한 것이요, 신하와 백성들도 심히 다행할 것이옵니다.
1. 하나 옛날부터 지금까지 나라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법령이 엄중하지 않아 도적들이 가득차서 제멋대로 행동하며, 마을에서 사람을 죽이고 약탈하는 무리들이 매우 심하여 밝은 대낮에 돈을 빼앗는데도 조금도 돌아보며 꺼리는 것이 없어 뜻있는 자들이 있어 서로 근심하여 말하기를 “도적무리 이들이 방자하게 제멋대로 행동하여 맹렬하게 일어나 성대히 성장할 것 같으면 이와 같이 비단 도로에서 여행하는 자들의 근심뿐만이 아니옵니다.” 이 아래의 그러한 이름을 밝히지 않고 벽에 붙인 괘서의 글을 논의한바 이것은 원래의 상소와 더불어 마음에 들은 것이 대략 같기 때문에 금방 강직한 사람이 이달 12일 전주시장에서 도가 없는 나쁜 괘서의 글을 건방지게 태연히 벽에 걸어놓았다는 것을 지금 듣고 거룩한 임금의 옥체를 욕되게 하여 기강이 극도로 어그러져 없어진 심한 말을 듣고 감당할 수가 없어 놀라고 통분하여 가슴의 간과 쓸개가 찢어지려고 하여 신은 그 글을 직접 보지는 못하였으나 비록 말의 의도가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신의 얕은 견문으로써 밤낮으로 깊이 생각하고 헤아려도 결코 도둑들의 소굴로 숲속에서 휘파람부는 무리들의 장소가 아닌데도 과감하게 행하였사옵니다. 반드시 이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을 미워하는 수단으로 남을 해칠 마음을 품고 꾸민 이것은 패륜으로 인간법도의 글이 아니라 정신 차리기 어렵고 어지럽게 하는 백성들의 짓인 것이옵니다. 이 무리들은 설령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추어 이르지 않는 곳이 없사옵니다. 임금이 곤욕을 당하면 신하는 의롭게 죽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데, 신은 콩잎을 먹으면서 필부의 지혜는 있으나 사용할 쓸 만한 곳이 없고, 용기도 있으나 찾아 수색하고 공격할 곳이 없으니, 다만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통곡할 뿐 삼가 듣자온데 전하께서 괘서의 글을 벽에 붙인 사람은 있는데, 하교하여 죄인을 뒤쫓아 체포하는 법도를 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르옵니다. 더욱이 마음이 몹시 절박하여 깊이 탄식하는 품은 마음을 감당할 수 없었사옵니다. 옛날부터 난신적자는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사옵니까마는 임금을 욕되게 하고 나라를 등진 이 역적들의 경우보다 심한 때는 있지 않았사옵니다. 지금 전하의 신하와 백성이 된 자로서 비록 감히 시비를 걸어 헐뜯는 말로써가 아니라 누가 그 고기를 먹으며, 그 가죽을 깔고서 잠자고 싶고 그 조상들의 령으로써 빛나게 되기를 도모하고자함이 아니겠사옵니까? 지금 전하께서 지극한 덕과 인과 효행을 만남으로써 이전의 역사에서 없었던 변란이 크고 작은 관직을 가진 모든 신하 한 사람도 조상들의 령을 빛내고 은혜를 갚고자 도모함이 없는 것은 절실하게 대신을 위해 부끄럽사옵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국가의 중요한 일에 후한 상으로 아래를 다스리면 반드시 용기 있는 사내가 있다.”고 하였사옵니다. 대저 삼가 원하옵건대 전하께서 천금으로써 상을 2품으로 벼슬을 주어 긴급하게 적임자를 구하여 이 도적들의 우두머리를 불과 십일 이내에 가히 도심 지방을 다스릴 수 있사옵니다. 신은 게으르고 천한 것 같음이 오히려 분하고 개탄함이 있어 끓어오르는 피와 혈기를 차마 참지 못하고 하물며 나라에 충성하며 의로움으로 의기가 북받쳐 원통해하는 선비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자가 아니겠사옵니까? 전하께서 반드시 미천하고 추악한 무리들로써 마음에 두고 잊지 않음이 부족하면서 또한 걱정하기에 부족하옵나이다. 이로써 내버려두고서 문제 삼지 않는 이것은 진실로 대성인이 너그럽게 포용하는 도량이므로 신은 산동 조선의 좀도둑들이 훔치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끝내 나라의 재난을 염려하지 않사옵니다. 그렇지만 좀 더 일찍이 찾아 잡아내는 방도가 없었으나 하늘의 토벌할 기회에는 실수가 없으니 천만다행이옵니다.
사실적으로 적은 상소에 대한 임금이 내렸던 답변의 글은 불이 나는 우환으로 전하는 것을 잃어버려 알 수 없고 초본에 의지하여 기록했다.
정미봉사(丁未封事) 마지원(馬志遠)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八世孫 硄德 永鉉 謹譯 (8세손 광덕 영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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