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봉사(戊申封事)
무신봉사(戊申封事) (무신년에 임금님에게 상소를 올리다)
戊申三月逆變後聞巨魁外放釋之命 卽爲上疏
伏以 臣以布衣躬耕南土心本愚昧未達今古興替而昨年冬敢冒上疏罪當伏於鈇鉞而 特蒙好生之德猥承 批旨未蒙 特許之典終不跟捕不道之徒而致此無前之變怪臣固不勝抑鬱而敢陳微忱伏見自古人君作善善應不善惡應如影之隨形如響之應聲故因灾警懼改紀其政者罔不善治因循姑息安於習非者罔不亂亡恭惟 殿下以聰明才智當亂極思治之時 臨御四載有何不善而=治不師古政多踵弊上不應天心下不答民望非常之灾慘酷之變疊現層出乙巳之早赤地千里穀無所收丙午之水城市行船況覆無餘生民流散餓莩相望此實危亡之大一條也而皇天之於人君實如父母之於子故昨年秋冬以來貫日之變妖星之現晝夜頻數此誠皇天之仁愛 殿下而報危亂於未亂之前者可謂至矣盡矣而 殿下終無應天之實今年逆竪之變出於 輦轂之下世祿之家眩亂一國鼓動人心滯結遠近四面相應設施陰險人亂規側從古以今亂臣賊子何代無之而未有如今日逆竪之變者也未知 殿下有何失德於上而致此無前之變耶世降俗末人皆不忠而致有莫大之變耶國運否塞世道囂薄終不可挽回而然耶臣民無祚皇天不佑而然耶究厥所由臣實未曉當逆竪煽亂之日 社稷之危間不容髮而以 殿下之聖明賴 祖宗之遺澤兵無血刃而盡戮不道 國家之幸臣民之慶莫大於此而伏聞 殿下特下好生之教巨魁之外幾盡放釋云臣不勝慨恨之懷冒死仰陳伏願 聖明小垂察納焉大凡人主之德莫大於好生之澤而好生之道有萬不同村氓無識之人自不知犯法之爲重而犯之者則人君斟酌用法從輕施恩未爲不可而此亦一時仁政好生之澤也至於殺人者則自有一定之律雖以人主之尊不得假手於其間况此大逆不道天人之所共誅鬼神之所憎惡而 殿下特施好生之澤此雖出於大聖人不忍見死之聖心此時施恩猶未足矣 祖宗朝三尺之典至嚴且重而 殿下容護逆竪不顧 祖宗金石之典竊爲 典下惜之也夫法者天下之公法也非 殿下之私法也明矣以天下之公法殺天下之大逆是天人之所共殺也非 殿下之私自殺也今以 殿下之明聖豈不料此而當天人所共誅之大逆以一時不忍爲之聖心容護逆竪使大逆不道假息於天日之下此非但天人之所共憤鬼神之所可責矣 祖宗賓天之靈赤必有感於泉臺矣覆載之間罪犯輕重者莫大於亂賊而 殿下用法旣如是則此後作奸亂逆者勿論輕重實無死者矣 殿下執何法而治亂民用何刑而治劇賊乎噫當小醜擅殺主閫之將發關行檄於各道各邑之日文武世祿之臣職在邊闑外閫者及諸營討捕列邑守宰擁兵不動逗遛觀望只待成敗爲人臣子而無二心者果如是乎其中尢甚者捧傳凶檄鼓動民心與亂賊無異而晏然官次視國秦瘠以此視之則三百餘州之內無一人忘身殉國者也古人云十實之邑必有忠信 殿下之國地方數千里無一介忠義之士言之鳴咽 殿下實無慨然於中耶吾東素稱禮義之邦域中 今日反作禽獸之鄕仰天痛泣食不知味噫 殿下嗣服之初當乙巳改紀之日與鏡賊同一心腸者非止一二也則 殿下亦非不知也而只殺鏡賊盡赦不治特施好生之德於小醜之輩而燒盡文券以示反側子自安之意此誠大聖人不忍見死之聖德也彼輩如有一分人情則事當隕首結草圖報 殿下之聖德而今此亂賊不以爲德反以爲怨滯締渧結遠近積年謀叛造飛語而動一國設陰計而脅衆人半國謀逆無人言者此誠當初 殿下執法之道不嚴討復之義不明致有此前古所無之逆變也而今又有巨魁之外放釋不治之教 日後小醜之餘孽作何變怪而未知國亦至於何許境而止也言念及此實欲溘然無知而不可得也自古亂臣賊子儀形眉目雖似好人其性則蛇蝎其心則豹狼稟蛇蝎之性懷豹狼之心者 殿下雖欲以仁義德惠化之其可得乎故古之聖賢當亂賊之治用法無所不用其極者正以此也以 殿下之明聖豈不料此而今以德義欲化蛇蝎若不歸化則必有反傷之理矣正所謂養帍遺患者也伏願 殿下奮然乾斷盡戮不道一以肅 祖宗三尺之典一以報皇天敬告之意則天怒可恕危亂可安矣不然則國之危亡非朝卽夕也因此亂賊機會 殿下奮發大有爲之志革心改政至誠求賢與共國事回亂善治則以 殿下之才智豈不及三代之隆治耶古人曰知子莫如父知臣莫如君今以 殿下之明聖豈不知廷臣之邪正賢不肖斥邪進賢君臣相依洗滌舊習改革百獘上以安無疆之蓁下以保塗炭之民造中興於將亡之域此其時也伏願 殿下勿以人癈言加聖三思納愚一得千萬幸甚 批旨草火患失傳
상소 무신년 3월 역변 후 역적의 두목을 밖으로 풀어주라는 명에 즉시 상소를 올렸다. 삼가 아뢰옵기는 신은 가난한 평민으로 남쪽 땅에서 몸소 농사를 짓고 살면서 근본마음이 어리석고 미숙하여 옛날부터 지금까지 흥하고 쇠하면서도 작년 겨울에 감히 상소의 죄를 무릅쓰고서 삼가 부월에 마땅히 처형되어야 하는데도 특별히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은덕을 입었사옵니다. 외람되이 아직 상소에 대한 특별히 허락한 은전을 입지 못하였사옵니다만 끝내 도가 없는 반역의 무리들을 뒤쫓아 체포하지 못하여 이에 이르러 이전에 없었던 괴이한 변란을 초래하게 되었으니 신은 진실로 억울함에 분하고 답답하여 견딜 수 없어 감히 보잘것없는 작은 정성으로 진술하옵니다. 삼가 예로부터 보건데 임금은 선을 행하면 착함을 소중하게 여겨 잘 순응하고, 바르지 못하면 착하지 않음을 미워함으로 화답하니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 같고, 메아리는 소리로 응답하는 것 같아 재난으로 인하여 두려움을 경계하고 그 정사를 고쳐서 기강을 바로 잡는 것은 잘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었기 때문으로 낡은 인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눈앞의 편안함을 추구하여 잘못된 습속에 태연한 것은 어지럽고 망하지 않음이 없었사옵니다. 삼가 공손히 생각건대 전하께서는 총명하시어 재주와 지혜가 있어 마땅히 세상이 극도로 어지러우면 잘 다스려지는 때를 생각하는데, 임금의 자리에 즉위하신지 4년 동안 다스림에 옛 정사를 스승으로 삼고 많은 폐단을 답습하지 않아 위로 천심은 순응하지 않고 아래로 백성들은 대답하지 않아 예사롭지 않은 재앙을 바라보고, 참혹한 변란이 잇달아 연속나타나 을사(1725)년 가뭄으로 천리의 땅이 메말라 황폐화되어 곡식을 거두는 바가 없었고, 병오(1726)년 홍수로 성안의 도심에는 배를 타고 다녀야 했으니, 하물며 엎어져 살아남은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져 남아있는 사람이 없고 굶어죽은 시체를 서로 바라다보니, 이것은 실지로 위태롭고 망할 것 같은 큰 한 가지 조목이옵니다. 임금에 대하여 옥황상제는 실지로 자식에 대해 부모와 같기 때문에 그러므로 작년 가을과 겨울이래로 해를 꿰는 변고가 불길한 징조인 요성이 주야로 자주 나타나는 이것은 진실로 옥황상제께서 어진마음으로 백성들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전하께서 위태롭고 어지러움이 아직 일어나지 않는 변난을 이전에 알리는 것은 가히 지극하고 극진하다 이를 만하옵니다. 전하께서 마침내 반성하고 순응함이 없어 실지로 금년 역적들의 변란이 서울아래 지방에서 나타나 대대로 봉록을 누린 가문이 온 나라를 어지럽게 난을 일으켜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울려 원근사방이 서로 순응하여 맺히고 막혀 음흉하고 험악한 사람들이 법과 질서를 어지럽혀 계획하고 행하여 예부터 지금까지 이르러 난신적자가 어느 시대인들 없겠습니까마는 오늘날 같은 역적의 변란이 있지는 않았사옵니다. 전하께서 어찌 옥황상제에 덕을 잃어버리고 이에 이르러 이전에 없었던 변란을 알지 못하였사옵니까? 세상이 내려가면서 풍속이 어지러워 말세가 되어 사람들은 모두 나라에 충성하지 않아 지금에 이르러 변란보다 막대한 일이 있었사옵니까? 국운의 운수가 막히고 세상의 도가 불성실하고 경박하여 끝내 되찾을 수 없어 그러한 것이옵니까? 신과 백성들이 복이 없어서 옥황상제가 도와주지 않아 그러한 것이옵니까? 그 까닭을 미루어 헤아려보면 신은 진실로 깨닫지 못하겠사옵니다. 역적들이 소란을 일으켜 혼란하던 날을 당하여 나라가 위태로워 사태가 매우 급박하여 위급한 사이에 전하의 밝은 성명에 힘입으므로 조선의 임금께서 전하여진 혜택으로 전쟁의 칼날에 피를 묻히지 않고 이기며 도가 없는 자들을 모두 죽였으니, 나라가 다행한 일로 신하와 백성들의 경사가 이보다 더 큰 것은 없사옵니다. 삼가 듣자옵고 전하께서 특별한 은혜를 내려 생명을 아껴 사랑으로 살려서 가르쳐 교화시키고 역적의 두목 이 외는 거의 다 풀어주므로 아뢰옵니다. 신은 분하고 한탄하는 마음을 품어 견딜 수 없어 죽음을 무릅쓰고 진술하여 아뢰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거룩한 성명으로 조금이나마 헤아리시고 자세히 살펴 받아주시옵소서! 대체로 보아 임금의 덕이 생명을 아껴 사랑으로 살리는 은혜와 생명을 아끼고 사랑으로 살리는 도리보다 더 큰 것은 없사옵니다. 만 가지가 같지 않고 시골백성들은 무식한 사람들이라 스스로 법을 어기는 것이 엄중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범죄자가 되는 것으로 임금께서 짐작하여 법에 따라 다스리되 하면 안 될 정도가 아닌 가벼운 것은 은혜를 베푸시니 이 또한 한때의 어진 정치로 생명을 아껴 사랑으로 살리고자 하는 은혜이옵니다. 살인에 이르는 자는 곧 한결같이 정한 법령에 따르는 것으로부터 비록 임금의 존엄으로써 그 사이에 손쓸 수가 없고, 하물며 이 도리에 어긋난 대역죄인은 하늘과 사람이 다 함께 죽이는바 귀신도 몹시 증오하는 것인데, 전하께서 특별히 생명을 아껴 사랑으로 살리고자 하는 은혜를 베푸시니 이는 비록 대 성인에서 나온 것으로 성스러운 마음으로 죽이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이때에 은혜를 베푸시는데도 오히려 족하게 여기지 않았사옵니다. 조선의 선대 임금들로부터 내려오는 곧은 삼척지법이 지극히 엄하고도 또 무거워 전하께서 역적들을 용납하시고 옹호하시어 변함없이 굳게 전해지는 금석에 새긴 법전을 돌아보지 않아 신은 가만히 생각해보건대 법전을 애석하게 여기는 것이옵니다. 무릇 법이라는 것은 천하의 공평한 법이옵니다. 전하의 사사로운 법이 아닌 것이 분명하옵니다. 천하의 공평한 법으로써 천하의 대역 죄인을 죽이는 이것은 하늘과 사람이 다 함께 죽이는 것이옵니다. 전하의 사사로움으로 자살하는 것이 아니옵니다. 지금 전하께서 밝은 지혜의 명성으로써 어찌 이를 헤아리지 못하시고, 마땅히 하늘과 사람이 다 함께 대역 죄인을 죽이는바 한 때를 참지 못함으로써 그렇게 된 것은 거룩한 성스러운 마음으로 역적들을 용납하시고 옹호하시어 도리가 없는 대 역적들로 하여금 하늘의 해 아래에서 목숨을 간신히 연장하는 이것은 비단 하늘과 사람이 다 함께 분노할 뿐만이 아니라 귀신도 가히 책망하는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선대 임금들의 죽음의 붉은 령이 반드시 저승에서도 느낌이 있을 것이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볍고 무거운 범죄자로 이번 난신적자들보다 더 큰 것은 없사옵고 전하께서 법을 사용함이 이미 이와 같으므로 이후에 변란을 일으킨 간사한 역적들은 물론 가볍고 무거움에도 실지로 죽은 자가 없사옵니다. 전하께서 어떠한 법을 집행하고서 어지러운 민심을 다스리고, 무슨 형벌을 사용하여 극열한 큰 역적을 다스리려고 하시옵니까? 아아! 미천한 무리들에 성문을 다스리는 장군이 함부로 죽임을 당하여 공문을 띄워 각 도와 각 고을의 한날에 격문의 파발을 보내 대대로 녹봉을 받는 문무신하들의 직분으로 변경을 다스리고 있는 지방의 병마절도사와 모든 병영은 토벌하고 잡는데 이르러 여러 고을 수령들은 군대를 거느리고 바라다보면서도 머뭇거리며 움직이지 않아 오직 신하된 사람이 승패를 기다리면서 두 마음을 가진 것 없이 과연 이와 같이하겠사옵니까? 그 중에 더욱 심한 자는 흉측한 격문을 전하여 받들고 백성들의 민심을 고동치게 하며 난신적자들과 더불어 다를 것이 없고 태연한 관아 안에서는 피폐한 나라를 바라보는 이것을 바라보는 것으로써 300여 고을 안에 자신의 몸을 버리고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자가 한 사람도 없었사옵니다. 옛사람의 말에 “열 집 사는 작은 고을에서도 반드시 믿을만한 충신이 있다.”고 했사옵니다. 전하의 나라 지방 수 천리에 보잘것없는 일개의 충성스럽고 의로운 선비가 없었으니 말을 하다가 아! 목이 메여옵니다. 전하께서는 실지로 마음 안에서 원통하고 개탄하는 분한 마음이 없었사옵니까? 우리 동방이 “본디 예의의 나라라고 일컬어진” 지역 안에서 오늘날 도리어 새와 짐승들이 사는 금수의 땅이 되고 말았사옵니다. 하늘을 우러러 비통하여 통곡하고 울어 밥을 먹어도 밥맛을 알지 못하겠사옵니다. 아아! 전하께서 즉위하시던 해 을사(1725)년 을사환국 날을 당하여 역적 김일경(金一鏡)과 더불어 같은 한통속 속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가 하나둘로 그친 게 아니옵니다. 전하께서 또한 몰라서가 아니옵니다. 다만 역적 김일경만 죽이고 나머지는 다스리지 않고 모두 다 죄를 용서해주시고 사면하여 특별히 미천한 무리들에게 생명을 아껴 사랑으로 살리고자하는 덕을 베푸시어 서책의 문서를 모두 다 태워버리므로 반역자들이 스스로 안심하라는 뜻으로 보여줌으로써 이것은 진실로 거룩한 대 성인이 참아 죽이는 것을 볼 수 없어서 거룩하고 성스러운 임금의 덕을 베푼 것이옵니다. 저 무리들에게는 한 푼의 인정이 있는 것과 같아서 나라를 섬김에 마땅히 목숨을 바쳐 죽어서라도 저승에서 그 은혜를 갚을 것이옵니다. 전하께서 거룩하고 성스러운 덕을 베풀어 지금 이 난신적자들이 덕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도리어 억울하고 원통한 원한이 가슴속에 쌓이고 맺힘으로써 오래전부터 최근까지 쌓은 여러 해 동안 나라의 배반을 꾀하여 유어비어를 날조하고 음험한 계획을 세워 온 나라를 움직이면서 무리들을 위협하여 나라의 절반은 반역을 꾀하는데 한 사람도 말하는 자가 없는 이것은 진실로 맨 처음 당하는 일이옵니다. 전하께서 법의 도리를 집행하고서도 엄중하게 다스리지 않아 적을 토벌하고서도 나라를 회복하는 의리가 밝지 못하여 이르게 된 이것은 지나간 옛날에 반역의 변고가 없었던 바이옵니다. 지금 또한 역적들의 두목 이외에 석방하여 풀어주는데, 가르쳐 교화시킴을 다스리지 않아 그날 이후로 미천한 나머지 잔여역도들은 무슨 괴이한 변란을 일으키는지 나라에서는 알지 못하고 또한 어떤 경계를 들어줌에 이르러서야만 그만 두겠사옵니까? 말과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실지로 아무도 모르게 돌연죽고 싶을 뿐인데 어쩔 수 없었사옵니다. 옛날부터 난신적자는 빼어난 얼굴모습이 비록 그 성품이 좋은 사람 같으나 곧 그 마음은 뱀과 전갈 같아 바탕이 표범과 이리는 뱀과 전갈의 성품을 품고 표범과 이리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옵니다. 전하께서 비록 그것을 인과 의와 덕의 은혜로 교화하고자하나 할 수 있겠사옵니까? 그러므로 옛날 성현은 마땅히 난신적자는 법을 사용하여 다스리는데 지극히 사용하지 않는바가 없는 것은 그것으로써 올바르게 되기 때문이옵니다. 전하의 거룩한 덕을 높이고 총명한 지혜로 슬기로운 명성으로써 어찌 헤아리지 않고 이렇게 지금 덕과 의로써 뱀과 전갈 같은 마음을 교화시키고자 하는데, 만약 임금의 덕에 감화되지 않을 것 같으면 반드시 도리어 이치의 도리를 헤칠 것이옵니다. 올바르게 교화시킨다는 것이 소위 호랑이를 길러서 근심을 남긴다고 이를 만 하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전하께서 지금부터서라도 떨쳐 일어나 분발하시어 하늘의 결단으로 한결같은 법도를 어긴 자만 모두 다 죽여 숙종 임금의 한결같은 곧은 삼척지법의 대쪽 법으로써 옥황상제께 삼가 우러러 그 고하는 뜻을 아뢰면 심판하여 주심으로 곧 하늘의 노여움이 나라가 위태롭고 어지러움을 용서받아 편안해지게 되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로워 아침이 아니면 곧 저녁에 망하게 될 것이옵니다. 이 때문에 난신적자들을 좋은 때에 전하께서 마음을 돋우시고 분발하시어 큰 뜻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마음을 고치고 새롭게 하시어 정사를 고치셔서 진실로 현자를 구함에 이르러 더불어 나라 일을 함께 어지러움을 전환시켜 태평성대로 잘 다스리고 전하의 뛰어난 재능과 총명한 지혜로써 어찌 삼대에 이르러 융성한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겠사옵니까?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식알기는 부모만한 사람이 없고, 신하알기는 임금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였는데, 지금 전하께서 거룩한 덕과 총명한 명성으로써 어찌 조정의 신하가 사악함을 알지 못하시겠사옵니까? 정직하고 올바른 현자는 덕망이 없는 불초하고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어진 현자가 나아가 임금과 신하는 서로 의지하여 낡은 옛 습관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백가지의 폐단을 바로잡아 개혁하며 위로는 무성함이 끝없이 편안함으로써 아래로는 비참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보호함으로써 장차 망한 지역에 다시 번성하도록 일으켜 세우는 것이 바로 이 때이옵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더는 남의 말에 속아 넘어가지 말므로 성명하심으로 깊이 생각하시어 어리석은 사람도 천 가지 중에 한 가지 쓸 만한 것이 있어 받아들이시니 천만 다행이옵니다.
상소의 답변은 초가집에 불이 나는 우환으로 전하는 것을 잃었다.
무신봉사(戊申封事)마지원(馬志遠) 2021년 12월 23일 목요일 八世孫 硄德 永鉉 謹譯 (8세손 광덕 영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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